11월 1일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한화생명과 BLG가 2승 2패 동률로 만나 이기는 쪽만 8강에 오르는 단판을 치른다. 지난 7월 MSI 결승 리매치인 데다 전력이 비등해, 경기력만큼이나 선택권·피어리스 챔피언 풀·바텀 구도 같은 밴픽 설계가 승부를 가른다. 선택권을 무엇에 쓰는지, 간판 챔피언을 겨냥한 밴인지, 구마유시-바이퍼 바텀 구도가 어떻게 풀리는지를 보면 흐름이 읽힌다.
한국시간 11월 1일 오전 8시, 한화생명과 BLG가 2026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 마지막 라운드에서 맞붙는다. 두 팀 모두 2승 2패라 단판 3전 2선승제에서 이기는 쪽만 3승으로 8강에 오르고, 지는 쪽은 3패로 대회를 접는다. 한화생명이 이기면 젠지·T1·디플러스 기아에 이어 LCK 네 팀이 전원 8강에 진출한다.
구도는 묘하게 얽혀 있다. 지난 7월 대전에서 열린 MSI 결승에서는 한화생명이 세트 스코어 1-2로 밀리다 4·5세트를 내리 따내며 BLG를 3-2로 꺾고 우승했다. 반대로 2024년 롤드컵 8강에서는 BLG가 한화생명을 3-1로 돌려보낸 기억이 있다. 넉 달 만의 리매치이자, 각자 설욕과 재증명이 걸린 경기다.
전력은 비등하다. 그래서 라인전 체급 싸움만큼이나 경기 시작 전 밴픽 설계가 승부를 가를 공산이 크다. 볼 포인트를 순서대로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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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롤드컵에는 '퍼스트 셀렉션(First Selection)' 규칙이 있다. 우선권을 가진 팀이 진영(블루·레드)이나 픽 순서(선픽·후픽) 중 하나를 고르고, 나머지 선택지는 상대에게 넘어간다. 둘 다 가질 수는 없다.
관전 포인트는 선택의 방향이다. 강력한 1티어 챔피언을 먼저 잡고 싶으면 선픽을, 상대의 핵심 카드를 보고 맞춰 가고 싶으면 후픽을 택한다. 진영을 고르면 그만큼 픽 순서를 내준다. 세트가 거듭될수록 어느 쪽이 선택권을 쥐는지, 그 선택권을 사이드에 쓰는지 픽 순서에 쓰는지를 보면 그 팀이 이번 세트를 어떤 그림으로 풀려 하는지 드러난다.
이번 대회는 하드 피어리스 드래프트로 진행된다. 한 시리즈 안에서 한 번 쓴 챔피언은 양 팀 모두 다시 꺼낼 수 없다. 1세트에서 아껴 둔 카드가 3세트에서는 아예 사라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챔피언 풀의 깊이가 곧 전력이 된다. BLG의 미드 나이트는 이번 대회에서 아칼리와 르블랑 같은 암살·컨트롤 챔피언을 꺼내 들었고, 탑 빈은 암베사처럼 직접 캐리하는 픽으로 판을 흔든다. 이런 간판 카드를 1세트에 쓰면 뒤 세트에선 다른 무기를 증명해야 한다. 한화생명 입장에서는 상대의 1티어를 밴으로 지울지, 아니면 풀어 주고 뒤 세트에서 고갈을 노릴지가 갈림길이다. 1·2세트의 밴이 꼭 그 세트만 겨냥한 게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보면 흐름이 읽힌다.
가장 눈에 띄는 대진은 바텀이다. BLG의 원딜 바이퍼는 지난해까지 한화생명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다. 친정을 상대로, 그것도 탈락이 걸린 자리에서 만난다.
한화생명의 구마유시는 G2전을 복기하며 "정글-바텀 조합이 아쉬웠다"고 짚고 그 부분을 집중해 고쳤다고 했다. 또 BLG의 최근 기세가 좋지 않다고 보면서도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BLG는 4라운드 TES전 패배 뒤 바이퍼가 팀의 소통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할 만큼 분위기가 흔들렸다. 바텀 2대2 구도에서 정글의 동선이 어느 쪽으로 먼저 붙는지, 서포터가 초반 주도권을 어디에 거는지가 라인전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밴픽 창이 닫히는 순간 이미 승부의 절반은 설계돼 있다. 네 가지만 따라가도 경기가 왜 그렇게 흘렀는지 선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