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PUBG 아시아 스타즈 2026'에서 베트남 선수 2명이 실시간 방송을 보며 정보를 얻는 '방플'을 한 정황이 개막 첫날 불거졌다. 늑장 대응에 한국 대표 8명이 보이콧하고 후원사까지 이탈하면서 대회는 사흘 만에 조기 종료됐다. 방플은 상대 위치가 승부를 가르는 배틀로얄에서 치명적인 반칙이라, 다음 대회에서 송출 지연과 환경 통제가 처음부터 적용되는지가 관건이다.

'방플'은 방송 플레이의 준말이다. 경기 중인 선수가 다른 선수나 스트리머의 실시간 개인방송을 보면서, 정상적인 플레이로는 알 수 없는 정보를 얻는 행위를 말한다. 상대의 현재 위치, 남은 인원, 이동 방향 같은 것들이다.

XXSS IS BACK
배틀그라운드 같은 배틀로얄 장르에서 상대의 위치 정보는 승부를 곧장 가른다. 넓은 맵에서 서로 어디 있는지 모르는 채 교전을 준비하는 게 기본인데, 방플로 상대 위치를 미리 알면 매복과 회피가 일방적으로 유리해진다. 실력이 아니라 정보의 비대칭으로 이기는 셈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e스포츠 대회는 방플을 명백한 부정행위로 규정한다.
핵심은 실시간성이다. 방송은 보통 관중을 위해 인터넷으로 송출되는데, 이 화면을 선수가 몰래 보면 경기와 거의 동시에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막는 표준 장치가 '송출 지연'이다. 방송을 실제 경기보다 몇 분 늦게 내보내, 선수가 방송을 봐도 쓸모 있는 실시간 정보를 얻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문제가 된 건 크래프톤이 6개 지역 대표를 초청해 연 'PUBG 아시아 스타즈 2026'이다. 9월 17일 개막 첫날부터 베트남 대표 선수 2명(HIMASS·TANVUU)이 경기 도중 보조 모니터로 외부 정보를 확인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화면에는 이들이 별도 모니터를 본 뒤 게임 내 표식 기능을 쓰는 모습 등이 담겼다.
대응은 매끄럽지 못했다. 크래프톤은 다음 날까지 뚜렷한 조치를 내놓지 않았고, 뒤늦게 "운영상 미흡함"을 인정하며 경기 송출 지연을 적용하고 선수 구성을 조정했다. 20일에는 베트남 선수 2명을 명단에서 제외하고 PUBG 베트남 공식 파트너 자격을 박탈했다.
하지만 신뢰는 이미 금이 간 뒤였다. 한국 대표 선수 8명이 대회 대응에 반발해 전원 불참을 선언했고, 크래프톤은 결국 남은 경기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상금은 모든 참가 지역에 같은 기준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후원사들도 등을 돌렸다. 백억커피는 스폰서십을 잠정 중단했고, 깐부치킨은 프로모션을 보류하며 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책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핵심 교훈은 방플이 '적발'이 아니라 '구조'로 막혀야 한다는 점이다. 송출 지연은 개막 전부터 기본으로 걸려 있어야 하는 장치인데, 이번엔 논란이 터진 뒤에야 적용됐다. 바로 이 지점이 운영 미숙이라는 비판을 키웠다.
구조적으로 방플을 줄이는 방법은 이미 알려져 있다. 선수를 통제된 오프라인 경기장에 모아 개인 방송 접근을 차단하는 방식, 온라인으로 치를 경우 감독관 입회와 화면 공유를 의무화하는 방식, 그리고 송출 지연을 넉넉히 두는 방식이다. 이번처럼 여러 지역이 각자의 환경에서 원격으로 참가하는 형식은 통제가 특히 어렵다.
크래프톤은 추가 위반이 확인되면 규정과 기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스템 개선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대회의 공정성은 사후 징계보다 사전 설계에서 나온다. 다음 대회에서 송출 지연과 환경 통제가 처음부터 걸려 있느냐가, 이번 파행을 되풀이하지 않을지 가늠할 기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