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나온 넥슨의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8월 13일 오전 9시를 끝으로 25년간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방향키와 물풍선만 알면 되는 쉬운 조작과 다오·배찌 캐릭터로 국민게임이 됐고, 이 캐릭터들은 카트라이더로 이어지며 넥슨 캐주얼 IP의 출발점이 됐다. 다만 이번 종료는 크아 하나의 퇴장이 아니라 버블파이터 종료와 함께 진행된 포트폴리오 재편의 일부이며, IP 자체는 새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8월 13일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서비스를 마쳤다. 2001년 9월 세상에 나온 지 정확히 25년 만이다. '물풍선 게임'이라는 별명으로 통한 이 작품이 국민게임 소리를 들은 이유는, 역설적으로 가르칠 게 별로 없었다는 데 있다.
조작은 방향키로 움직이고 물풍선을 내려놓는 게 전부였다. 상대를 물풍선에 가둬 터뜨리면 이기는 규칙도 한 문장이면 설명이 끝난다. 복잡한 튜토리얼이나 성장 시스템 없이, 처음 앉은 초등학생도 곧바로 한 판을 돌릴 수 있었다.
캐릭터도 한몫했다. 다오, 배찌, 디지니처럼 둥글고 귀여운 캐릭터는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거부감이 없었다. 덕분에 이용자 층이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넓게 퍼졌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사소해 보이는 기능 하나도 컸다. 한 대의 PC에서 두 명이 함께 즐기는 '2P 플레이'다. 키보드 절반씩 나눠 쓰며 옆 사람과 같은 화면을 보던 경험은, 온라인 게임이면서도 오프라인의 추억으로 남았다.

Yan Krukau
크아의 무게는 게임 한 편에 그치지 않는다. 넥슨의 캐주얼 게임 계보가 여기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크아 이전의 넥슨은 '바람의나라' 같은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이름을 알린 회사였다.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그 넥슨이 캐주얼 시장에서도 대중성을 확보한 계기가 됐다. 진입장벽이 낮은 게임이 얼마나 넓은 이용자를 불러 모으는지 보여준 사례다.
결정적으로, 크아의 캐릭터들이 이후 넥슨 대표작으로 옮겨갔다. 다오와 배찌는 2004년 나온 '카트라이더'로 무대를 넓혔고, 캐주얼 슈팅 '버블파이터'로도 이어졌다. 이렇게 묶인 '크레이지파크' IP는 한동안 넥슨 캐주얼의 얼굴 노릇을 했다. 크아를 단순한 옛날 게임이 아니라 계보의 뿌리로 보는 이유다.
그래서 이번 종료를 크아 한 편의 퇴장으로만 읽으면 절반만 보는 셈이다. 같은 IP에서 갈라져 나온 버블파이터도 올해 4월 종료를 공지하고 6월 24일 문을 닫았다. 장수 캐주얼 게임들이 비슷한 시기에 줄지어 정리되고 있다.
배경에는 넥슨의 방향 전환이 있다. 넥슨은 오래된 게임을 계속 끌고 가기보다, 운영 효율을 높이고 성장 가능성이 큰 IP와 신작에 역량을 몰아주는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 중이다. 쇠더룬드 회장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향후 몇 달간 비용 관리에 집중하겠다"며 업계가 "지난 30년 사이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추억보다 수익성이 앞서는 국면이라는 뜻이다.
다만 IP가 완전히 사라진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넥슨 강대현 공동대표는 NDC 2026에서 "게임 자체는 종료되더라도 IP는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UGC 플랫폼 형태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메이플스토리 월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거론되며, 연내 공개를 목표로 한다. 다만 정식 후속작 출시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정리하면 크아의 25년은 '쉬운 재미'가 얼마나 오래가는지를 증명한 시간이었다. 서버는 닫혔지만, 다오와 배찌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는 아직 열려 있는 물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