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알려진 넥슨과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협의는 IP 인수가 아니라 라이선스 계약을 논의하는 초기 단계로, 공식 발표는 없다. 넥슨이 후속작 개발까지 맡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권리 범위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블리자드 IP를 외부와 신작으로 만든 선례가 있어도 공개에서 출시까지 수년이 걸린 만큼, 계약 체결 여부부터 지켜봐야 한다.

'넥슨의 스타크래프트 인수'로 요약돼 돌지만, 9월 2일 나온 소식의 실체는 인수가 아니다. 넥슨과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IP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서비스 계약을 협의 중이라는 게 골자다. 게임업계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이고, 두 회사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구체적인 계약은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 IP를 통째로 사들이는 것인지, 스타크래프트3 같은 후속작을 만드는 것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확정된 사실과 거론되는 가능성을 섞지 않는 것이 이 사안을 읽는 출발점이다.

Gu Ko
거론되는 방안의 핵심은 넥슨이 단순 서비스 대행을 넘어 후속작 등 신규 콘텐츠 개발까지 맡는 형태다. 배경에는 두 회사의 최근 밀착이 있다.
지난 8월 넥슨은 블리자드 오버워치의 국내 PC방 서비스를 맡았고, 마케팅과 이용자 행사로 협업을 넓혀왔다. 서비스 협력에서 개발 협력으로 한 단계 올라서는 그림이다. 넥슨으로서는 1998년 출시된 뒤 25년 넘게 팬층이 유지된 검증된 IP를 새 먹거리로 확보하려는 셈법으로 읽힌다.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는 e스포츠 문화의 뿌리로 남아 있어, 브랜드 힘 자체는 의심할 여지가 적다.
원작이 오래됐다는 건 양면적이다. 브랜드 인지도는 확실하지만, 그만큼 원작 팬의 기대치가 높아 어설픈 신작은 역풍을 맞기 쉽다.
선례는 있다. 블리자드는 자사 IP 디아블로를 외부 스튜디오인 중국 넷이즈와 손잡고 모바일 신작 '디아블로 이모탈'로 내놨다. 블리자드가 자사 IP를 외부와 함께 새 게임으로 풀어낸 전례가 이미 있다는 뜻이다.
다만 같은 사례가 반대 신호도 준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2018년 공개된 뒤 2022년에야 정식 출시됐다. 공개에서 출시까지 4년 가까이 걸린 셈이다. IP 계약이 곧 게임 출시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 사례가 그대로 보여준다.
한 가지 더 감안할 변수가 있다. 블리자드는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가 모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산하로 들어갔다. 스타크래프트 IP를 외부 회사에 맡기는 결정은 블리자드 단독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IP 운용 방침과도 맞물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게임 IP를 어떤 조건으로 외부에 개방하느냐에 따라 계약의 권리 범위나 지역이 달라질 수 있다. 넥슨과 블리자드의 대화가 순조로워도, 최종 조건은 그 위 단계에서 갈릴 수 있다는 뜻이다.
초기 논의가 실제 게임이 되려면 남은 관문이 여럿이다.
지금 단계에서 확실한 것은 두 회사가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뿐이다. 신작을 기다리는 입장이라면, 공식 발표와 계약 체결 소식이 나오기 전까지는 '스타크래프트 신작 확정'이 아니라 '협의 중'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