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홈에서 DK에 1세트를 선취하고도 1:2로 역전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2세트 정글 주도권과 3세트 밴픽 대응에서 밀린 것이 시리즈를 가른 지점이다. 다음 경기에서는 정글 매치업과 세트 중반 조정 능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T1이 홈에서 디플러스 기아(DK)에 1세트를 선취하고도 2·3세트를 내리 내주며 1:2로 졌다. 8월 14일 KSPO돔에서 열린 경기에서 T1은 첫 세트를 사실상 완승으로 가져갔지만, 이후 두 세트에서 주도권을 되찾지 못했다.
1세트만 놓고 보면 T1의 방향은 분명했다. 돌진 위주의 조합으로 교전을 강제해 DK의 오리아나·진 딜러진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고, 한타마다 화력에서 앞섰다. 문제는 이 그림이 다음 세트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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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출발점은 2세트 정글이었다. 밴픽 단계에서는 바텀 대결이 관심을 모았지만, 실제 판을 흔든 쪽은 DK의 정글러 루시드였다. 자르반 4세로 협곡 전역에 개입하며 약 1000골드 차이를 벌렸고, 그 격차가 드래곤 주도권으로 이어졌다.
정글이 앞서면 라인 개입과 오브젝트 선택지가 함께 늘어난다. 44분까지 이어진 이 세트에서 DK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진 자원 우위를 그대로 승리로 굳혔다. T1 입장에서는 교전을 강제할 초반 타이밍을 정글에서부터 빼앗긴 셈이다.
3세트는 양상이 또 달랐다. 초반이 지나치게 팽팽해 올해 LCK 최장 시간 무득점 기록이 나올 정도였다. 균형이 깨진 건 15분 첫 교전으로, 이때 DK가 5:0으로 앞서며 주도권을 가져갔다.
결정적 장면은 미드였다. DK 쇼메이커가 상대 빅토르를 겨냥한 아칼리로 쿼드라킬을 만들며 경기를 끌고 갔다. 빅토르 픽을 확인한 뒤 아칼리로 맞받은 계산된 밴픽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결과다. 29분 만에 끝난 이 세트로 DK는 시리즈를 뒤집었고, 쇼메이커가 POM으로 뽑혔다.
DK 김대호 감독은 경기 뒤 "오늘 경기력은 세계 1위"라고 자평했다. 지난 T1전에서 완패한 뒤 스크림으로 약점을 보완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승리로 DK는 16승에 오르며 4위를 지켰다.
이번 패배는 단발성이 아니다. T1은 앞선 8월 8일 한화생명전에서도 1세트를 크게 이기고 시리즈를 1:2로 내줬다. 당시 정글에 아카데미 자원 페인터를 기용했다면, 이번 DK전에는 오너가 선발로 복귀했다. 그럼에도 결과는 같은 1:2 패배였고, 두 경기 모두 1세트를 잡고도 뒷심에서 밀렸다는 공통점이 남는다.
선수 교체로 정글 구성을 바꿨는데도 흐름이 반복됐다는 점은 단순한 라인업 문제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 1세트에서 앞선 조합이 세트가 거듭될수록 상대의 밴픽 대응에 무력화된 부분을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세 가지를 지켜볼 만하다. 첫째는 정글 매치업이다. 두 번의 패배 모두 2세트 이후 정글 주도권을 내주며 무너졌다. 둘째는 밴픽 후반 대응이다. DK전 3세트처럼 상대가 픽을 보고 카운터를 맞추는 구도에서 T1이 어떤 답을 준비하느냐가 관건이다.
셋째는 세트 사이의 조정 능력이다. 1세트를 잡고도 흐름을 넘겨준 패턴이 반복된 만큼, 시리즈 중반에 판을 다시 가져오는 힘이 다음 경기 성적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