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게임쇼 2025에서 쏟아진 신작들에 대한 반응이 게임마다 크게 갈렸다. 이 차이는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시리즈 방향 전환, 실제 시연 가능 여부, 출시 확정도라는 조건에서 비롯됐다. 출시 전 기대치는 시연 유무·방향 전환·출시 시점 세 가지를 구분해 조절할 수 있다.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5는 주최 측 집계로 나흘간 26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 캡콤과 세가, 코에이테크모 부스마다 신작 시연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지만, 정작 발표 직후 커뮤니티 반응은 게임마다 온도가 크게 달랐다.
이 차이는 취향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어떤 게임은 시리즈가 방향을 틀었고, 어떤 게임은 손에 쥐고 직접 해볼 수 있었으며, 어떤 게임은 영상만 공개됐다. 반응이 갈린 자리에는 대체로 이런 조건이 있었다. 아래에서 그 조건을 세 가지로 나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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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상징적인 사례가 캡콤의 바이오하자드 레퀴엠(넘버링 9편)이다. 2026년 2월 27일 출시 예정인 이 작품은 FBI 분석관 그레이스 애쉬크로프트를 주인공으로 1인칭과 3인칭 시점을 오간다. 약 30분짜리 시연을 해본 기자들은 최근작의 화끈한 전투 대신 도망과 퍼즐 위주의 정통 공포로 돌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문제는 팬마다 원하던 게 달랐다는 점이다. 한 체험기 제목이 "액션 아니었어? 왜 이렇게 무서운건데"였을 만큼, 액션을 기대한 쪽은 당황했고 고전 공포를 그리워하던 쪽은 반겼다. 같은 시연장에서 비명과 만족이 동시에 나온 셈이다. 시리즈가 정체성을 다시 정의할 때 기존 팬층이 둘로 나뉘는 전형적인 장면이다.
발표를 실제 시연으로 뒷받침했는지도 반응을 갈랐다. 코에이테크모의 닌자 가이덴 4는 공개 초기에 "난이도를 바꿔도 실제로 달라지는 게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그런데 TGS 체험 빌드를 만져본 뒤에는 걱정보다 악랄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며 분위기가 누그러졌다. 손으로 확인할 기회가 막연한 우려를 구체적인 정보로 바꿔 놓은 것이다.
반대로 무대 영상이나 CG 트레일러만 나온 작품은 판단이 유보될 수밖에 없다. 넷이즈 계열이 선보인 어반 오픈월드 무한대처럼 현장 열기가 뜨거웠던 신작도 있지만, 플레이가 확인되지 않은 기대작은 분위기와 별개로 검증이 남는다. 같은 '기대작'이라도 시연 가능 여부에 따라 반응의 근거가 달라진다.
정식 출시 전 실망을 줄이려면 발표를 받아들이는 기준을 정해두는 편이 낫다. 최소한 다음 세 가지는 구분해서 보자.
TGS의 열기는 어디까지나 시연장과 무대의 첫인상이다. 첫인상이 좋아도 출시까지는 빌드가 바뀌고 최적화가 남는다. 발표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위 기준으로 각 게임을 제자리에 놓고 기다리는 편이 실망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