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스타 2026은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등 국내 대형 게임사가 참가 명단에서 대거 빠졌고, 그 자리를 중국 게임사와 AI·웹툰 콘텐츠가 채웠다. 특히 AI 플랫폼 '크랙'이 지스타 사상 첫 비게임사 메인 스폰서가 되면서 행사 성격이 게임 축제에서 콘텐츠 전시회로 이동하고 있다. 방문객이라면 국내 신작 시연 기대는 낮추고 중국 대작과 AI 부스 중심으로 동선을 짜는 편이 현실적이다.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6의 참가사 명단에서 눈에 띄는 것은 있는 게 아니라 없는 것이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이른바 '3N'과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까지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현재까지 공개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일반 관람객이 몰리는 B2C 전시관은 물론 기업 상담이 오가는 B2B 부스에서도 빠졌다.
이유는 단순한 불참 이상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조직위 측은 대형 게임사들이 이번에 선보일 신작이 부족하다는 점을 배경으로 들었다. 게임 개발 주기가 길어지면서 매년 부산에 내놓을 만한 새 카드가 마르는 데다, 국내 대형사들은 게임스컴이나 도쿄게임쇼 같은 글로벌 행사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지스타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전시 규모와 관람객이 함께 줄었다. 국내 최대 게임 행사에서 간판 게임사들이 동시에 빠지는 것은 단발성 일정 문제라기보다, 대형 신작을 매년 공개하던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Matheus Bertelli
주최 측이 택한 답은 '외연 확장'이다. 게임사 위주였던 판을 AI와 웹툰, 모빌리티까지 넓혀 콘텐츠 전시회에 가깝게 바꾸는 것이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가 메인 스폰서다. 올해 메인 스폰서는 게임사가 아니라 AI 플랫폼 '크랙'을 서비스하는 뤼튼테크놀로지스다. 2005년 지스타가 처음 열린 이래 비게임사가 메인 스폰서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웹툰 '유미의 세포들', 현대차의 N 브랜드 등 게임 바깥의 파트너가 이름을 올렸다.
국내 대형사가 비운 B2C 전시관은 중국 게임사들이 채웠다. 호요버스, 넷이즈 산하 조커 스튜디오, 빌리빌리, 센추리게임즈 등이 부스를 키우며 규모를 메웠다. 이들은 이미 국내 모바일·PC 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해 온 회사들로, 지스타의 빈 부스를 메우는 수준을 넘어 흥행을 이끄는 위치로 올라선 셈이다. 관람 동선으로 보면 예년보다 중국 대작과 AI 체험 공간의 비중이 커진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올해 지스타는 '국내 신작을 먼저 만나는 자리'라는 기존 공식이 흔들린 해다. 방문 계획을 세운다면 몇 가지를 미리 조정해 두는 편이 낫다.
첫째, 3N과 크래프톤의 신작 시연을 목적으로 간다면 기대를 낮춰야 한다. 이들 대신 호요버스 같은 중국 대형사의 부스가 B2C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메인 스폰서가 AI 기업인 만큼 캐릭터챗·창작 도구 같은 AI 콘텐츠 체험이 이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다. 게임 시연만이 아니라 이런 신규 콘텐츠를 함께 볼 생각이라면 오히려 볼거리가 넓어진 셈이다. 셋째, 웹툰이나 모빌리티 같은 이종 콘텐츠 부스가 함께 들어오는 만큼, 순수 게임 위주로 하루를 계획했던 관람객은 예상보다 볼거리의 성격이 달라졌음을 감안하는 게 좋다.
다만 지금 명단은 1차 공개분이다. 국내사 일부가 뒤늦게 합류할 여지는 남아 있으니, 방문 직전 최종 참가사와 부스 배치도를 지스타 공식 채널에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