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종합 순위표는 여러 게임을 여러 해상도에서 측정해 평균 낸 상대 점수라, 내가 실제로 하는 게임의 성적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같은 두 카드의 격차도 1080p에서는 몇 %지만 4K에서는 20% 넘게 벌어지고, e스포츠에서는 CPU 병목 탓에 상위 카드끼리 차이가 거의 사라진다. 그래서 순위표는 목표 해상도와 주로 하는 장르를 대입해 해석해야 한다.
그래픽카드 순위표를 보면 카드마다 100점, 92점 같은 점수가 붙어 있다. 이 숫자는 특정 게임 성적이 아니라, 여러 게임을 1080p·1440p·4K에서 돌린 결과를 모아 가장 빠른 카드를 100%로 놓고 상대 비율로 환산한 값이다. 톰스하드웨어 같은 매체의 GPU 계층표가 대표적이다.
평균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평균은 게임마다 다른 결과를 하나의 숫자로 뭉개기 때문에, 순위표에서 8% 앞선 카드가 내가 하는 게임에서는 차이가 거의 없거나 반대로 훨씬 더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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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두 카드라도 해상도에 따라 차이가 달라진다. 톰스하드웨어 순위표 기준으로 RTX 4090은 RX 7900 XTX보다 1080p에서 약 3% 빠른 데 그치지만, 1440p에서는 8%, 4K에서는 23%까지 벌어진다. 4K는 1080p의 네 배에 달하는 렌더링 부담이라 GPU 성능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반대로 1080p 고주사율 환경에서는 GPU가 아니라 CPU가 프레임을 붙잡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상위 GPU를 꽂아도 프레임이 거의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4K로 게임할 사람과 1080p 240Hz로 게임할 사람은 같은 순위표를 봐도 주목할 구간이 다르다.
e스포츠 게임은 그래픽 부담이 낮고 프레임을 높게 뽑는 것이 목적이라, 대부분 CPU 병목이 먼저 걸린다. 롤이나 FPS 같은 종목을 1080p 낮은 옵션으로 돌리면 중급 카드와 최상급 카드의 프레임 차이가 크게 줄어든다. 순위표 상위권에 돈을 더 써도 체감이 거의 없는 구간이다.
무거운 AAA 오픈월드나 레이트레이싱을 켠 게임은 정반대다. 여기서는 GPU가 성능을 지배해 순위표의 격차가 그대로, 때로는 더 크게 나타난다.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게임은 또 달라서, 오브젝트와 연산이 많아 CPU가 먼저 한계에 부딪히곤 한다.
VRAM도 변수다. 8GB 카드는 1440p·4K에서 최신 AAA의 고용량 텍스처를 감당하지 못해, 원래 속도로 예상되는 것보다 더 크게 프레임이 떨어진다. 순위표의 평균 점수만 보면 이 급락이 잘 안 보인다.
순서를 바꾸면 된다. 카드를 먼저 고르지 말고, 목표 해상도와 프레임, 주로 하는 게임을 먼저 정한 다음 그 조건의 벤치마크를 찾아보는 것이다.
이미 PC가 있다면 병목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해상도를 낮췄을 때 프레임이 크게 뛰면 GPU가 병목이니 그래픽카드를 올릴 값어치가 있고, 해상도를 낮춰도 프레임이 그대로면 CPU나 플랫폼이 발목을 잡는 상태라 GPU만 바꿔서는 이득이 적다.
순위표는 출발점이지 정답표가 아니다. 내가 하는 게임과 해상도를 대입하는 순간, 같은 표에서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