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흔히 팔리는 재현 오락기 상당수는 내장 롬이 원저작권을 침해한 불법 제품이라, 정식 판매라는 이유만으로는 합법이 보장되지 않는다. 중고 오리지널 케이스는 CRT 번인과 버튼·레버 노후 같은 소모품 하자가 값보다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감성을 살 것인지, 합법성과 편의를 살 것인지에 따라 재현기·중고 오리지널·정식 라이선스 신품 중 무엇이 맞는지 갈린다.
집에 오락기를 들일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게임의 크기나 디자인이 아니라 안에 들어 있는 게임이 합법인가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정용 오락기'로 검색하면 수천 개 게임이 들어 있다는 재현 기기가 줄줄이 나온다. 판도라박스나 월광보합 같은 이름으로 알려진 이 기기들이다.
문제는 이 안에 담긴 게임 롬이 대부분 원저작권을 허락받지 않고 복제된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 여러 커뮤니티의 저작권 논의에서 반복되는 결론도 같다. 정식으로 라이선스료를 내고 수록한 경우가 아니라면 법적으로는 불법 복제물로 본다는 것이다.
버젓이 판매되고 방송에도 등장하다 보니 "정품을 샀는데 무슨 문제냐"고 되묻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합법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판매자가 라이선스를 취득했는지, 수록 게임이 정식 계약된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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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추억을 합법적으로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기준은 단순하다. 게임을 만든 회사나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제조사가 내놓은 제품인가다.
닌텐도,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원저작권사가 직접 발매한 복각판이 대표적이다. 아케이드 쪽에서는 Arcade1Up처럼 원저작권사와 라이선스를 맺고 캐비닛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 이런 제품은 원작 크기를 절반 정도로 줄인 가정용 형태로 나온다. 수록 게임 수는 재현기보다 훨씬 적지만, 안에 든 게임이 전부 정식 계약된 것이라는 점이 다르다.
게임 수 자체가 목적이라면 재현기가 매력적으로 보인다. 다만 그 게임들이 어디서 왔는지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은 다르다.
진짜 오락실 케이스, 즉 오리지널 아케이드 기기를 중고로 노리는 사람도 있다. 이때 값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모니터 상태다.
오래된 아케이드 기기 상당수는 CRT 브라운관을 그대로 쓴다. CRT는 형광체가 시간이 지나며 밝기를 잃고, 같은 화면을 오래 띄우면 잔상이 남는다. 특히 오락실 게임은 타이틀 로고와 데모 화면(어트랙트 모드)을 손님이 없을 때 계속 반복해서 띄운다. 이 정형화된 화면이 번인을 만들기 쉬운 요소다. 매장에서 몇 년씩 돌린 기기라면 화면 한쪽에 로고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 있을 수 있으니, 어두운 단색 화면을 띄워 얼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버튼과 레버는 소모품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수십만 번 눌린 버튼은 감도가 떨어지고, 레버는 방향 입력이 헐거워진다. 가능하면 직접 눌러보고, 연타와 방향 입력이 정확히 먹는지 확인한다. 실물을 못 본다면 최소한 최근 작동 영상이라도 요청하는 편이 안전하다.
세 선택지는 사는 이유가 다르다. 아래 기준으로 자신에게 맞는 쪽을 좁힐 수 있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중고 오리지널은 매물마다 상태 편차가 크므로, 사진과 설명만 믿기보다 화면과 손끝의 감각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값을 깎는 것보다 중요하다. 저렴하게 산 노후 기기의 CRT 교체나 기판 수리 비용이 기기 값을 넘어서는 경우가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